화장품 업계에서 표시광고 사전점검을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이 문구 교정 서비스로만 생각합니다. 문장을 안전하게 바꿔주는 일, 문제가 될 표현을 지워주는 일, 근거자료를 챙기라고 안내해주는 일 정도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가까이서 보면 표시광고 사전점검의 본질은 문구 교정이 아니라 규제관리입니다.
규제관리는 법을 외우는 일이 아니라 회사가 안전하게 움직이도록 기준을 세우고 흔적을 남기는 일입니다. 표시광고는 대표적인 규제 영역입니다. 주장하고 싶은 효능과 실제로 말할 수 있는 효능 사이에는 항상 간격이 있고, 그 간격을 메우는 방식은 두 가지뿐입니다. 말을 줄이거나 근거를 갖추거나입니다. 이때 근거를 갖춘다는 것은 단순히 자료를 모으는 일이 아니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고 무엇을 근거로 결정했는지 회사 안에 남겨두는 일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예전에는 문구를 사람이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사고가 나더라도 책임과 원인을 추적하는 방식이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세페이지 문구, 광고 카피, 제품 소개 문장을 AI가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만든 문장이라도 위험한데, AI가 만든 문장은 왜 더 위험해질까요. 이유는 대개 문장 자체보다 문장을 만드는 과정이 관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입력했고 어떤 기준으로 생성했고 누가 승인했는지 남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같은 방식으로 반복됩니다.
그래서 저는 표시광고 사전점검을 해온 기업일수록 AI규제 관리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봅니다. 표시광고에서 이미 익숙한 사고 방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준선을 정하고, 금지 표현을 피하고, 근거를 맞추고, 최종 결정을 남기는 방식입니다. AI규제 관리는 이 방식을 문장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만드는 프로세스 전체에 적용하는 일입니다.
표시광고 사전점검은 과거의 서비스가 아닙니다. AI가 들어오는 순간 더 확장된 형태로 필요해집니다. 다음 글에서는 AI가 만든 상세페이지 문구가 왜 더 위험해질 수 있는지, 실제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문제가 생기는지부터 풀어보겠습니다.
와이에스엠경영컨설팅 윤수만 (AI리스크관리, AI규제관리)


